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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23 01:20
음악치료의 이해- 과제- 음악치료 기사 -8
 글쓴이 : music
조회 : 1,254  
의학신문 특별기고
[기고]음악치료<8>-ADHD 아동 위한 음악치료 작성일: 2008-05-07



▲ 기고: 윤주리 ( 독일 공인음악치료사)


-- 음악치료, ADHD 아동 행동·충동조절능력 향상

-- 자유연상, 심리 안정·긍정적 자아상 확립에 효과적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똑바로 못해?” “제발 좀~” 짜증과 협박을 넘어 이제 아이에게 통사정을 하는 엄마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소리치고 엄마에게 맞서며 J는 오늘도 치료실 밖 복도에서 엄마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며 치료실로 들어온다. 문이 부서지도록 세게 닫은 후엔 치료사인 나를 투명인간으로 보는 듯 무시하고 이 악기 저 악기 눈에 들어오는 대로 만지고 두드리며 끊임없이 새로운 놀이감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며 바쁘게 몸을 움직인다.

이렇게 짓궂고 산만하며 때론 과격한 언행을 서슴지 않아 통제 불능의 문제아로 통하던 J와의 첫 만남을 필자는 생생히 기억한다.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이 된 J는 6살 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으며 필자가 몸담고 있는 종합사회 복지관에서 음악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J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어린 야생마들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미국소아과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평균 학령기 아이들의 ADHD 유병률은 약 3~8% 정도라고 한다. 유병률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남아가 여아보다 약 3배 정도 더 높아 평균 9.2%라고 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ADHD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2005년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초·중·고등학생의 13.25%가 ADHD 증세를 보인다고 보고한 바 있다(서울시 소아청소년 광역정신보건센터, 2005).

이 아이들은 인지·신체적인 면에서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습장애,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 충동적인 행동, 집중력 결핍, 혹은 감정 통제의 어려움 등을 겪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병행하여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치료와 행동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 받고 있다. 음악치료에서는 난이도와 다양한 종류의 음악적 참여를 통해 ADHD 아동들이 적절한 행동 및 충동조절능력을 배우도록 유도하며 감정 및 자기표현의 기회를 통하여 사회성 향상을 돕는다.




타악기 연주, 충동조절에 효과적

“오~ 필승 코리아~ 쿵! 쿵!” 에너지가 넘치는 J에게 필자는 빨간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한때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축구응원가를 힘차게 부르며 큰 소리로 드럼연주를 하도록 하였다. 신나게 소리치며 드럼을 두드린 후 J는 “다른 거 또 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늘 축구 유니폼을 입고 다닐 정도로 유난히 축구를 좋아하는 J에게 응원가는 그 무엇보다 강한 동기유발의 자극제 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또한 누구의 지시를 따르거나 집중을 한다는 것이 무척 어려웠던 J였지만 이러한 활동 속에서는 특별한 연습 없이도 쉽게 만족스런 연주를 해낼 수 있었다. 차츰 J와 함께 복잡하고 빠르게 발전된 리듬을 기호화하여 악보를 만들고 연습하기를 시도하였고, 이제 J는 드럼세트 앞에 앉으면 연주하고 싶은 곡을 선택하고 다양한 타악기를 활용한 즉흥연주까지 즐기는 아마추어 드러머의 모습으로 변모하였다.



ADHD 아동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관심사와 넘치는 에너지의 적절한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과잉행동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음악 안에 내재되어 있는 강약과 빠르기는 에너지와 흡사하기 때문에 충동조절에 매우 적합하다. 음악에 따라 변화되는 리듬 연주는 에너지를 통제하고 리듬과 빠르기의 의식과정은 집중력 향상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 해 준다(정현주, 2002).

여러 가지 리듬으로 박자를 분할하여 다양한 빠르기로 연주하는 과정에서 음악치료 대상자는 그 강도와 속도를 스스로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충동조절에 효과적이다. 또한 실로폰과 같은 멜로디 타악기의 연주는 소근육, 대근육 협응 능력을 발달시키므로 손과 발을 한시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아동의 신체 움직임 통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노래를 통한 음악적 상호교류

“게임기, 파워레인저~ 사랑해~사랑해~ 잔소리~ 회초리~ 난 싫어 난 싫어~” 이 노래는 아이들에게도 익숙한 ‘팥빙수’라는 곡에 J와 필자가 함께 가사를 수정하여 만든 ‘J Song’이다. 필자가 만나온 ADHD 아동들은 부정적이며 단순한 언어표현의 특징을 보였는데 이러한 표현적인 제한으로 인해 대화적 교류가 적고 행동이 앞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언어적 상호교류의 문제가 있는 아동들은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기 위해 의사소통을 시도하나 대체로 성공적이지 못한 경험을 하며 곧 문제행동의 증가를 보이게 된다(Rhodell & Reiter,1986). J의 경우 특정 주제를 가지고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어려웠는데 필자는 J에게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대해 가사를 만들어 노래를 부른 것을 시작으로 만화, 게임, 음식, 가족, 친구 등의 다양한 주제를 J만의 가사로 만들어 노래 할 수 있도록 하였다.

J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흥겨운 멜로디를 통해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한 J와의 세션은 자기인식 및 적절한 언어표현과 감정표현, 의사소통의 영역에까지 그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음악 감상을 통한 자유연상

“우리들의 성에 누구를 초대해 볼까? 이 성안에서 오늘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상상해 볼까?” 클래식의 ‘마법의 성’을 감상하며 필자는 Y가 음악과 함께 자유로운 이미지들을 떠올려 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내가 공주가 된 것 같아요. 여기가 학교였으면 좋겠어요. 여기에 우리 반 친구 모두 초대할거예요. 우리는 모두 다 똑똑한 박사님이에요. 그래서 혼나는 사람이 없어요.” 늘 꾸중 듣고 혼나며 잦은 실패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ADHD 아동들은 내재된 분노와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 음악이란 안전한 구조 속에서 자신들의 무의식적 욕구와 희망들을 펼쳐보이게 하며 대화를 통해 감정과 사고의 정리를 돕고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유도할 수 있다. 아동을 위한 심상 유도 음악 감상(Music Imagery)은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긍정적인 자아상과 자존감 향상에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Summer, 2002).



모차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스필버그, 이들 모두 ADHD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ADHD라는 장애 속에도 역동적인 에너지, 리더십과 창의력 등의 긍정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강점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러한 잠재력을 찾아내고 키워줄 수 있는 교육 및 양육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음악과 같이 즐겁고 안전한 환경 안에서 구체적인 사고와 적절한 행동을 학습하고 자기표현과 충동조절능력을 훈련한다면 이들은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